“첫 경험은 18세 여름에” 日 10대 투표 독려 포스터 선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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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7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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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와카야마 리아10 프로젝트’ 공식 사이트
사진=‘와카야마 리아10 프로젝트’ 공식 사이트
‘10대에 첫 경험을 하자.’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에서 10대의 투표를 독려하는 포스터가 성적인 표현을 담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18세 투표권을 적용하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와카야마 현 학생과 시민 일부가 와카야마 현 10대 투표 홍보대사로 나섰다. 이들은 와카야마 현의 10대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포스터를 만들어 공개하는 등 투표 독려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일 참의원 선거는 선거권 연령을 ‘2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내리는 일본 개정 선거법(작년 6월 국회 통과)이 전국 규모 선거로는 처음 적용된다. 하지만 일본 청소년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아직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8세 투표권’의 첫 시험 무대였던 지난 후쿠오카 현 우키하 시 시장선거에서 10대 유권자 투표율은 30%대에 머물렀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10대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와카야마 현의 학생들과 일부 시민들이 ‘와카야마 리아1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리아10’은 리얼(Real)을 충실하게 보내는 이를 나타내는 일본 신조어 ‘리아쥬(リア充)’와 발음이 비슷한 것을 노린 말장난.

이들은 공식사이트에서 공개한 포스터 37장을 통해 ‘투표장에 좋아했던 선배가 올지도 몰라’ ‘투표장에 좋아하는 사람과 가면 데이트, 친구와 가면 추억’ ‘소변도 표도 제자리에’ ‘투표가 촌스럽다니, 아직 중 2병(사춘기 청소년이 과한 감성에 빠지는 것)이니?’ 등 10대의 관심을 끌 만한 재치 있는 문구를 선보였다.

그런데 이 중 몇 몇 문구가 과해 보인다며 문제가 됐다.

이들이 제작한 홍보 포스터들은 ‘첫 경험은 18세 여름이 좋다’ ‘10대에 첫 경험을 하자’ ‘소중한 첫 경험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주자’ ‘투표 동정을 졸업하자’는 문구를 포함하고 있다.

일부 현지 네티즌들은 “청소년들의 눈길을 끌기에 좋다” “발상이 독특하다”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본다”며 이들을 응원했다. 반면 “성적인 첫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품위가 없다” “일부 문구는 여성 비하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성공”이라는 이들도 있다.

이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처음 냈다는 대학생 고하타 가즈키 씨(21)는 언론을 통해 “너무 가볍지도, 진지하지도 않은 문구를 쓰려고 했다”며 “(포스터가)인터넷에 퍼지는 것을 노렸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현에서도 참고가 될 만한 아이디어를 알려달라고 하더라”며 “이번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곧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10대 투표율에서 와카야마 현이 1위를 기록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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