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여직원들, 우리 회사 들어와 예뻐졌다” 고위 간부 막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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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7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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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의 사용자경험 디자인(이하 UX 디자인) 부문 책임자 류차오(刘超)가 콘퍼런스 발표 중 성차별적 발언을 던져 논란을 일으켰다.

UX 디자인이란,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선택할 때 발생하는 제품과의 상호작용을 제품 디자인의 주요소로 고려하는 디자인 경향을 말한다.

중국 영자매체 상하이스트는 류차오가 지난 1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UX 디자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논란의 발언을 했다고 6일 보도했다.

류차오는 이날 발표 석에 올라서자마자 “나는 오늘 고급연설 대신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하도록 하겠다”고 운을 뗐다.

청중석에는 우버,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 임원들이 자리해 있었다.

문제가 된 발언은 그가 ‘어떻게 소비자의 수요를 이해할 것인가’에 대해 언급하던 중 나왔다.

그는 이 주제에 대해 “한 여자가 나에게 '우리 집 에어컨이 고장 나서 집에 가기 싫다'고 말했다고 생각해 보자. 이 말 뜻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난 그녀가 나와 입을 맞추고 잠자리를 같이 하길 원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날 류는 ‘바이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바이두 여직원 4명의 사진을 화면에 띄우고 “많은 사람이 이들이 얼굴이 예뻐서 바이두에 채용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기 전 이들은 못생겼었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얼굴 점수’가 아주 많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류의 ‘불편한’ 발언에 청중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청중석 어디에선가는 “무대에서 당장 내려와라”고 소리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약 18분 간 이어진 류의 연설이 끝난 후 많은 이가 그의 발언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며 류가 해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바이두 측은 지난 5일 류의 책임자 직위를 해제했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바이두는 지난 5월 희귀 암에 걸린 중국의 한 대학생이 바이두가 추천한 병원에서 엉터리 치료를 받다가 엄청난 치료비만 허비하고 숨진 일이 알려지면서 검색결과 조작 논란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바이두가 광고비를 받고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병원을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올려줬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류의 부적절한 발언까지 더해져 바이두의 신뢰도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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