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사고 생존 여학생에 “뱃놀이 어땠나” 발언 푸틴 측근, 결국…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5일 1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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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아동인권 담당 특사 파벨 아스타호프(49)가 부적절한 발언으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달 18일 러시아 카렐리아 공화국 샤모제로 호수에서 학생과 지도교사가 탄 배 2척이 폭풍우에 뒤집혀 학생 14명이 익사했는데, 그가 이 사고 생존 학생에게 부적절한 ‘한 마디’ 를 던진 게 문제가 됐다.

러시아 영자지 모스크바 타임스는 4일(이하 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온 파벨 아스타호프가 온라인 청원 운동의 해임 압박에 밀려 결국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페스코프는 이날 “아스타호프는 현재 휴가 중이다. 그런데 그가 돌아오자마자 사퇴를 할 것이다. 대통령도 사직서에 서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15만 명 이상이 아스타호프의 해임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에 참여했다.

아스타호프가 생존 여학생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대화하던 중 한 학생이 구조대의 선박을 타고 육지로 돌아왔다고 하자 “그래서 뱃놀이는 어땠냐”고 물은 것에 대해 “어린이 인권 담당자라는 직위에 맞는 자질을 갖고 있지 않다”며 그의 해임을 적극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아스타호프 지지자들도 온라인에 별도의 청원서를 올려 “아스타호프는 학생들이 악몽 같은 사고의 기억을 하루 빨리 잊도록 배려한 것”이라며 해임 요구가 부당하고 주장했지만 서명자 수가 크게 뒤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편 지난달 전복 사고를 당한 청소년들은 모스크바 사회보장시설의 고아나 결손가정 아이들로, 방학을 맞아 단체로 카렐리아 공화국의 수련원을 찾았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

당시 청소년 47명과 지도교사 4명이 배 3척에 나눠 타고 호수 관광에 나섰는데, 2척이 전복됐고 1척만 무사히 귀환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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