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산나물 채취에 학생까지 동원…할당 못 채우면 현금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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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27일 0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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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청소년과 학생들까지 산나물 채취에 다시 동원하고 있으며 약초와 산나물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면 장마당 가격으로 현금을 바쳐야 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이하 RFA)은 2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5월 10일부터 시작된 산나물 동원이 지난 20일까지 모두 마무리 됐다”면서 “지정된 양만큼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일반 주민과 학생들은 시장가로 계산해 산나물 대신 현금을 바쳐야 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각 공장기업소, 인민반 부양가족과 초급, 고급 중학교 학생들까지 동원해 고사리를 위주로 고비, 곰취와 같은 산나물을 채취하도록 했다. 이외 용담초, 세신, 부채마와 같은 약초들을 산나물 대신 받았다.

특히 공장 기업소와 중학교에서는 동원된 인원에 한해 1인당 말린 고사리 1kg을 하루 과제로 줬는데, 젖은 고사리 10kg을 말려야 마른 고사리 1kg이 나와 지금 마을과 가까운 산은 고사리나 약초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황폐화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지난 22일 “산나물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양강도에서는 농촌지원에 동원된 사람들이 농장일은 하지 않고 개인 돈벌이를 위해 산나물과 약초 채취에 나서고 있어 현지 농장원들의 불만이 높다”고 RFA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말린 용담초 1㎏은 중국인민폐 20위안, 세신 1㎏은 중국인민폐 40위안에 밀수꾼들에게 팔린다”며 “협동농장 농장원들은 ‘이런 식으로 딴 짓을 할 거라면 농촌지원은 필요 없다. 차라리 협동농장에 동원된 지원노력을 철수시켜 달라’며 농장관리위원회 마당에 모여 제기(항의)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일 집권 시기까지 지속되어온 산나물 동원은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한 때 중단되어 인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올해 갑자기 산나물 동원이 다시 시작돼 주민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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