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和戰兩面’… 美군사훈련 초청에 응하는 동시에 美항공모함 감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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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날선 공방에도 미국의 림팩훈련 초청에 대규모 병력파견 ‘화답’

30일부터 미국 하와이 부근과 캘리포니아 남부 해상에서 시작되는 ‘2016년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중국 해군이 대규모 병력을 파견했다. 림팩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군사훈련으로 올해 림팩에는 한국 일본 등 27개국이 참가한다. 중국군이 림팩에 참가한 것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의 초청에 응한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남중국해 인공 섬 건설을 강행하는 등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중국을 림팩에 초청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내에서 나왔다. 7일 베이징(北京)에서 폐막한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양국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중국과의 군사적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국군의 림팩 참가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홍콩 펑황왕(鳳凰網)은 16일 중국 해군 함정 편대가 전날 저장(浙江) 성 저우산(舟山)의 모 군항에서 출항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번 훈련에 미사일구축함 시안(西安)함, 미사일호위 프리깃함 헝수이(衡水)함, 종합보급함 가오유후(高郵湖)함, 의료지원선 허핑팡저우(和平方舟)함, 종합 잠수구조함 창다오(長島)함 등 군함 5척과 함재 헬기 3대를 파견했다. 또 특수부대와 잠수부대 등 병력 1200여 명도 보냈다. 참가 병력 기준으로 미국, 캐나다에 이어 3위 규모다.

8월 4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림팩에는 27개국 2만5000여 명의 병력과 함정 45척, 잠수함 5척, 군용기 200여 대가 참가한다. 량양(梁陽) 중국 해군 대변인은 “6월 중순 서태평양에서 미 해군 군함과 합류한 뒤 함포 사격, 해상 보급, 대(對)해적 제압, 해·공군 간 협공, 수색 구호, 통신, 잠수함 승조원 구출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해군의 왕하이(王海) 부사령원(부사령관)은 15일 해군 함정 편대 환송식에서 “이번 훈련은 양국 군의 실속 있는 교류 협력을 힘차게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면서 “중미 신형 대국 관계를 심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군은 림팩 참가로 미국에 화해의 손짓을 하는 동시에 서태평양에서 작전 중인 미국 항공모함을 밀착 감시하는 화전양면(和戰兩面)의 태도를 구사하고 있다. CNN은 15일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군함이 미국 일본 인도 등 3개국 해상 연합훈련 ‘말라바르’에 참가하고 있는 미 항모 존스테니스함을 미행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도 중국 군함이 10여 km 거리를 두고 존스테니스함을 추격하듯 따라다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훈련은 현재 서태평양 일본 오키나와(沖繩) 동쪽 해상에서 진행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남중국해#미국#림팩훈련#환태평양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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