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살해 의족 스프린터, 법정서 절단된 다리로 걸어야 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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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16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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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를 총격 살해한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의족을 벗고 절단 된 다리로 법정에 섰다. 높은 형량을 면하기 위한 변호인의 전략이었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15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고등법원에서 파기환송심 마지막 재판을 받았다.

지난 2013년 애인을 총으로 쏴 살해한 그는 “외부 침입자인 줄 알았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덕분에 과실치사죄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그러나 검찰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피스토리우스에게 과실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해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남아공에서 살인죄는 최소 징역 15년이며, 최대 형량은 25년이다.

이날 변호인 배리 루는 “그 때는 새벽 3시였고, 의족을 벗은 다리로 서있어 몸의 균형이 잘 잡히지 않았다.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상태여서 겁이 났을 것”이라며 피스토리우스에게 의족을 벗은 상태로 걸어 보이게 했다.

이에 피스토리우스는 무릎 아래가 잘린 뭉툭한 다리 끝으로 법정 내부를 불안한 자세로 걸어가다가 잠시후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 앉았다.

검철은 “법정을 모독하는 행위다. 범죄 피해자와 사망한 고인에게도 무례한 행동이다”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피스토리우스는 현재 가석방돼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다. 과실이 아닌 살인죄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야 한다. 최종 선고는 내달 6일 내려진다.

부유한 백인 집안에 태어난 피스토리우스는 선천적 이상으로 생후 11개월 만에 양쪽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그는 2012년 런던 장애인 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며 유명 인사가 됐으나 이듬해 여자친구를 살해하면서 명예가 실추됐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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