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학계 “마르크스주의 강의 늘려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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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경제학 때문에 구소련 붕괴 서구이론에 학생들 세뇌 막아야”
FT “시진핑 지침에 교수들 앞장”

중국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들이 자본주의 경제학 강의를 줄이고 마르크스주의 강의를 늘릴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허간창 전 난징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등은 교육부에 보낸 서한에서 “대학 경제학 교육에서 서구 이론이 늘고 마르크스주의 내용이 줄어드는 건 사회주의 지향점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옛 소련이 붕괴된 원인 중 하나는 서구화한 경제학 때문”이라며 “학생들이 신자유주의 같은 서구 이론에 세뇌되지 않도록 새 학기부터 마르크스주의 경제학과 서구 경제학 관련 과목을 절반씩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학의 글로벌화 추세에 역행해 일부 교수가 공식적으로 서구 이론 반대를 외치고 나선 것은 중국 정부가 마르크스주의 현대화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난달 중국의 발전을 위해 학계가 마르크스주의를 현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경제학계의 마르크스주의 교육 강화 요구는 시대착오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처럼 대규모 교수진을 보유한 유수 대학의 경제학과에도 마르크스주의를 연구한 교수들은 1980년대까지 소수에 불과했고, 이들이 은퇴한 뒤에는 명맥이 끊겼다. 신문은 서구 경제학을 반대한다는 중국 교수들이 마르크스주의가 서구에서 탄생하고 발전했다는 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중국#경제학계#마르크수주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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