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산하 육군부에 최초의 동성애자 장관이 임명됐다. 미국 상원은 17일 에릭 패닝 육군부 장관 지명자(48·사진)의 인준안을 승인했다. 그는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인물 중에서 미 군부 최고위직에 오르는 인물이 됐다.
미국은 국방부 산하에 각 군의 행정 업무를 관할하는 육군부 해군부 공군부를 별도로 두고 있다. 이 중 육군부가 최대 부서이며 각 부 장관은 민간인이 맡는다.
패닝 신임 장관도 민간 관료 출신이다. 다트머스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1990년대 국방부 관료로 입성한 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해군부 차관보, 공군부 차관, 공군부 장관대행을 거쳤다.
패닝 장관은 당초 지난해 9월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을 받았지만 상원 인준 통과에 8개월이 걸렸다. 공화당의 팻 로버츠 의원(캔자스)이 인준 승인 조건으로 쿠바 관타나모수용소 수감자들을 캔자스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 확답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패닝 장관은 2004∼2007년 미국 성소수자 관료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혀 나가기를 권장하는 ‘게이 앤드 레즈비언 승리 기금’ 운영진에 참여할 만큼 성 소수자 권익 옹호에 적극적이었다. 패닝의 육군부 장관 취임은 동성애자의 군 복무 허용과 더불어 오바마 행정부의 성 소수자 차별 철폐의 대표적 업적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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