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수지간’ 폭스뉴스 여성 앵커 메긴 켈리와 극적 화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8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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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지난해 경선 토론회에서 ‘월경 발언’을 계기로 원수지간이 됐던 폭스뉴스의 간판 여성 앵커 메긴 켈리(46)와 극적으로 화해했다.

트럼프는 17일 폭스에서 방송된 켈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그에게 ‘빔보’(bimbo·섹시한 외모에 머리 빈 여자)라고 말한 데 사과했다. 트럼프는 이 발언에 대해 “(다른 사람이 쓴 트위터 글을) 리트윗한 것”이라고 해명한 뒤 “내가 그렇게 말했나요”라고 되물었다. 켈리가 “여러 번”이라고 하자, 트럼프는 “오케이, 미안합니다”라고 웃으며 사과했다. 켈리도 웃으며 사과를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지난해 8월 토론회를 계기로 사이가 나빠졌다. 켈리가 트럼프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을 문제 삼는 질문을 집요하게 하자 트럼프가 다음 날 “토론회를 진행하던 그녀의 눈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다른 어디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다”라며 켈리가 ‘월경 증후군’ 때문에 자신을 괴롭혔다는 식으로 얘기한 것이다.

분위기가 누그러지자 트럼프는 비교적 진지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트럼프는 우선 16명과 치렀던 치열했던 공화당 경선 과정에 대해 “분명히 후회는 있다. 그게 뭐라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달리 행동할 수 있는 게 있었다”면서도 “그렇다고 내가 대통령처럼 점잖게 했으면 경선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유의 막말과 거친 언사로 화제를 몰고 상대 주자를 쓰러뜨린 게 경선 승리의 원동력이 됐음을 자인한 것이다.

그는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과의 본선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는 “내가 아는 사람이 얼마 전 편지를 보냈는데 ‘지금까지 당신이 한 것만으로도 미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을 했다’고 했다. 감사한 일”이라면서 “그런데 지금 와서 본선에서 진다면 이는 철저히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낭비한 꼴이 된다”고 말했다. 클린턴과의 본선이 유례 없는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나는 나를 공격한 사람만 공격한다. 상당히 강하게 공격하는데 이 때 나는 ‘카운터펀치’를 날린다”고 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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