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도 구조조정 한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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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성장 등 직격탄… 감원 줄이어, 스타트업 필수품 탁구대 매출 뚝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전자의료정보시스템 구축회사인 ‘프랙티스 퓨전’은 직원들에게 웰빙 음식을 공짜로 제공하고 금요일이면 ‘경이로운 금요일’이라는 이름으로 삼륜 오토바이 경주대회 같은 친목행사를 벌이는 잘나가는 스타트업(벤처기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기가 나빠지면서 올 초 회사는 임직원의 25%를 해고했다. 대대적인 비용 줄이기에 나서면서 파격적인 친목활동 지원 혜택도 ‘옛날의 화려했던 순간’이 됐다.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로 평가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계의 글로벌 기업 ‘드롭박스’도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회사는 임직원들의 무료 통근버스와 세탁 서비스를 줄이기로 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세계 창업의 심장’으로 여겨지는 실리콘밸리에서 연초부터 구조조정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경제의 저성장을 비롯해 글로벌 경기가 나빠지면서 벤처기업들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각종 지표로 봐도 스타트업 투자 열기는 빠르게 식고 있다. 기업분석업체 ‘다우존스 벤처소스’는 1분기(1∼3월) 미국 스타트업 투자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25%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최근 4년 동안 가장 낮다.

스타트업 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탁구대 구매’도 뚜렷이 줄고 있다.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사무실 안의 탁구대’는 스타트업의 필수품 가운데 하나다.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스포츠매장을 운영하는 사이먼 엥 씨는 “1분기 탁구대 판매가 지난해 4분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스타트업#실리콘벨리#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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