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볼리비아 대통령, 혼외자식 의혹에 곤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6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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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56)이 혼외자식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거듭된 해명에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25일 변호인을 통해 친자확인 검사에 직접 응하겠다고 밝혔다.

2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의 변호인인 가스톤 벨라스케즈 변호사는 전날 현지 언론 파히나 시에테 인터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이라며 “당국이 소환한다면 출석해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볼리비아 법원은 대통령의 옛 애인인 브리엘라 사파타(28)가 살아있다고 주장한 아들이 모랄레스 대통령의 진짜 아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친자확인 검사에 응할 것을 명령했다.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최장기 집권 중인 모랄레스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혼외자식 스캔들이 불거진 것은 개헌 국민투표(2월 24일)를 앞둔 2월 초. 독신인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파타 사이에 아들을 두고 있으며, 사파타가 간부로 일했던 중국계 정비업체 CAMC가 2013년 철도 도로공사 등 5억7600만 달러에 이르는 ‘특혜성’ 계약을 따냈다고 언론에 보도된 것이다. 야당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생활을 집중 공격했다. 내무부 산하 경찰 반(反)부패수사팀은 사파타를 체포해 부정축재, 부당이득금 세탁 등의 혐의를 조사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5년 당시 18살이던 사파타와 2년간 교제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2007년 태어난 아들은 출산 직후 숨졌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애인의 부정축재를 도왔다는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한때 서민대통령으로 존경받던 모랄레스 대통령은 혼외자 악재에 발목이 잡혀 대통령 4선 연임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개헌 국민투표가 부결되면서 4선 대통령의 꿈을 접어야 했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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