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여성 장관이 이슬람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을 ‘니그로(negro)’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니그로는 흑인을 비하해 부르는 말로 미국에서는 금기어이다.
지난달 30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로랑스 로시뇰 프랑스 가족·아동·여성권익부 장관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의류 회사들이 이슬람 패션시장에 진출하면서 (사회적) 책임은 회피하고 몸을 감추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방송 진행자가 “(자발적으로) 히잡을 쓰는 여성도 있다”고 지적하자 그는 “노예제도를 지지한 미국 니그로들도 있다”고 받아쳤다. 무슬림 여성을 니그로에 빗댄 것이다.
방송이 나가자 소셜미디어에선 로시뇰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코디미언은 “그를 (막말 대장으로 불리는)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참모로 임명했어야 한다”고 비아냥거렸다. “정치인의 언어폭력에 분노한다”며 처벌을 요구하는 웹사이트도 등장했다.
로시뇰 장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그 단어는 쓰지 말았어야 했다”고 하면서도 “말실수를 제외하면 발언 내용은 번복하지 않는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마크스앤드스펜서 유니클로 망고 등 유명 의류 회사들은 최근 전통적인 무슬림 여성의 의상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옷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세계 이슬람 의류시장 규모는 2014년 2300억 달러(약 264조 원)에서 2020년 3000억 달러(약 345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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