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시리아 북부에 자치정부 선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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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영토주권 침해” 경고… 평화협상 새 쟁점으로 떠올라

내전 중인 시리아의 북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이 연방제 자치정부 설립을 선포하면서 유엔의 중재로 시작된 시리아 평화 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쿠르드 민주동맹당(PYD)의 나와프 칼릴 의원은 17일 알자지라와 AP통신에 시리아 동북부 하사케 주의 르메일란에서 열린 쿠르드계, 아랍계, 튀르크계, 기독계 대표 회의에서 ‘로자바-북부 시리아’라는 민주적인 연방 시스템 구축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로자바는 쿠르드족이 통제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 알레포 주의 코바니, 아프린과 하사카 주의 자지레 3개 지역을 묶어 지칭하는 쿠르드어이다. 쿠르드족은 이 지역에서 독립 경찰과 학교가 있는 사실상의 자치지역 3곳을 확보하고 있다. 로자바-북부 시리아 연방은 이 로자바 지역에 최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부터 되찾은 북부 지역을 더해 시리아 정부로부터 독립된 연방제 국가를 수립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시리아 외교부는 즉각 “이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거부하고 시리아의 영토 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기도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요 반군 단체인 시리아국가연합(SNC) 역시 이러한 일방적인 선언에 반대한다며 “자치 지역을 수립하려는 어떤 시도도 시리아 국민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합의는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한 시리아 정부와 반군 대표 간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이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나와 이 협상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게 됐다. 쿠르드족의 연방제 추진은 최근 미국 등지에서 제기된 시리아 분할론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재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 통치지역과 쿠르드 지역, 수니파 지역으로 나누는 것이 시리아 사태의 해법이라는 논리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쿠르드족#시리아#자치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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