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시아파 지도자 니므르 조카도 조만간 처형할 듯…국제사회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5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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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시아파 지도자 등을 처형해 이란과 국교를 단절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당시 숨졌던 지도자의 조카도 조만간 사형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춤했던 이란과의 관계가 다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랍 포털사이트 알 바와바는 13일 사우디 관영신문인 오카즈를 인용해 1월 처형된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니므르 알 니므르(당시 56세)의 조카인 알리 알 니므르(21)에 대한 사형 집행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니므르는 17살 때인 2012년 반(反)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체포됐다. 2014년 특별형사재판소(SCC)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반정부 시위, 정부 시설 공격, 기관총 소지, 무장 강도 등 무려 12개 혐의에 유죄가 인정됐다. 니므르 외에도 3명이 함께 처형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2명은 니므르처럼 10대 때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체포된 청년들이고, 나머지 1명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엠네스티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18세 미만의 나이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 사우디는 니므르에 대한 사형 집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부도 사형 집행을 중단할 것을 사우디 정부에 요청했다고 아랍타임스가 보도했다.

니므르의 가족들은 국제엠네스티를 통해 구명 운동에 나서고 있다. 니므르의 엄마는 엠네스티에 “면회 갔을 때 온몸에 피멍이 들어있었다. 고문에 의한 허위 진술로 유죄가 됐다”며 울먹였다. 가족들은 고문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촌 니므르는 2011년 ‘아랍의 봄’ 시위 때 사우디 내에서 소수인 시아파의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다가 사형을 선고받았다. 수니파가 다수인 사우디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니므르에 대한 사형을 집행해 거센 반발을 불렀고 급기야 이란과 국교가 단절됐다. 사우디는 당시 니므르를 비롯해 47명을 단 하루 만에 집단 처형했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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