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美제재 대상 인물을 대통령후보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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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민 스웨 양곤 지사 내세워… 2007년 민주화시위 진압 지휘
NLD, 의회 장악… 부통령에 그칠듯

미얀마 군부가 ‘민주화 영웅’ 아웅산 수지 여사 측에 맞설 대통령 후보로 군 장성 출신의 강경파 인사인 민 스웨 양곤 지사(64·사진)를 선정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3일 보도했다. 군부 몫의 부통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이 인사는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올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스웨 지사는 1992년부터 2011년까지 미얀마를 지배했던 탄 슈웨 장군의 측근으로 양곤 지역 사령관이던 2007년 승려들이 주도했던 반(反)정부 민주화시위인 ‘사프란 혁명’을 강경 진압했다. 미국은 그의 이런 ‘반(反)민주’ ‘군부 독재’ 경력을 문제 삼아 국무부의 무역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 “(미얀마의 대통령) 후보 선정 절차와 후보 개인(스웨 지사)에 대해 우려한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미얀마 국민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민주화 이후에도 계속되는 군부의 정치적 영향력 행사와 스웨 지사의 과거 행적에 대한 불만과 우려를 나타냈다.

미얀마는 상하원과 군부가 각각 1명씩, 3명의 대통령 후보를 지명한 뒤 양원 의원들이 투표해 최다 득표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한다. 나머지 2명은 부통령이 된다.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는 15일 진행된다.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상하 양원의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수지 여사의 운전기사 출신으로 하원 지명을 받은 틴 우(70)가 대통령 자리를, 소수 민족인 친족 출신으로 상원이 지명한 헨리 반 티 유(58)가 부통령 자리를 따놓은 상황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얀마#대통령후보#민 스웨#양곤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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