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방보험, 美 고급호텔 16개 대량 매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3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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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하프문베이의 리츠칼튼과 샌디에이고 소재 호텔 델코로나도 등 미국의 고급 호텔 16개가 한꺼번에 중국 기업의 손에 넘어갔다. 중국 본토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중국 자본들이 고급 호텔 등 미국 부동산에 투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세계 최대 사모투자펀드 블랙스톤그룹이 미국의 고급호텔 운영 그룹인 ‘스트래티직 호텔 앤드 리조트’를 중국 안방(安邦)보험에 65억 달러(약 7조7350억 원)에 매각키로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그룹은 캘리포니아 하프문베이 리츠칼튼 등 고급 호텔 16개를 갖고 있다. 블룸버그는 “65억 달러는 중국 기업이 미국 내 부동산을 매입한 사례 중 사상 최대 액수”라고 보도했다. 안방보험은 2014년에도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5000만 달러(약 2조3205억 원)에 사들여 화제를 모았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12월 약 60억5000만 달러에 ‘스트래티직 호텔 앤드 리조트’를 인수한 뒤 16개 호텔을 개별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안방보험이 전량 일괄 매수 의사를 밝히면서 3개월 만에 4억50000만 달러(약 5355억 원)의 차익을 얻게 됐다.

재산보험 생명보험 자산관리 회사 등을 거느린 대형 종합보험사인 안방보험은 중국의 개혁 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사위 우샤오후이(吳小暉)가 설립했다. 이 회사가 미국 대통령의 전통적 ‘뉴욕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인수하는 바람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간에 처음으로 롯데그룹 소유의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 머물렀다. 당시 백악관 측은 숙소 변경 이유에 대해 “안보상 이유 등 모든 점을 검토한 결과”라고 밝혔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호텔이 중국 회사로 넘어간 만큼 중국 관리들이 이 호텔에 감시 장치를 설치해 미국 대통령의 비밀 대화를 도청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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