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SA, 반기문-메르켈 대화 도청 사실 드러나…무슨 내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3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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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NSA)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2008년 대화를 도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23일 ‘NSA가 미국의 지정학적 이해관계 때문에 세계 정상들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불법도청 사실을 뒷받침하는 NSA 문서도 함께 공개했다.

NSA는 반 총장이 2008년 폴란드 포즈난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총회에서 메르켈 총리를 만나 기후변화 협상전략을 짜면서 나눈 대화를 도청했다. NSA 문서에 따르면 반 총장은 메르켈 총리에게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 이슈에서 리더 역할을 계속 유지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는 2010년에도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자국 외교관들에게 반 총장의 유전자(DNA)를 수집하라는 ‘비밀 명령’을 내렸다고 폭로한 바 있다.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는 “우리는 반 총장이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가진 개인적인 회동이 석유회사들을 보호하는데 혈안이 된 한 국가에 의해 도청된 사실을 보여줬다”며 “반 총장이 (미국의) 표적이 됐다면 세계 정상부터 거리의 청소부까지 모든 사람들이 위험에 처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공개된 자료 중 일부는 최고등급의 대외비 자료로 분류돼 있다고 밝혔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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