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성 역할 강요한다” 며 축제 취소한 어린이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9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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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한 어린이집이 남녀의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요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사순절 축제를 취소했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노르웨이 북부 인구 20만 명의 소도시 트론드헤임에 있는 비카센 어린이집은 “아이들에게 특정한 성 역할을 강요하는 축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음 달 사순절 축제를 취소한다고 학부모들에게 통보했다. 6세 이하의 아이들이 다니는 이 어린이집은 해마다 사순절에 변장 축제를 개최해왔다. 남자 아이들은 마초 냄새가 물씬 나는 슈퍼히어로 의상을, 여자 아이들은 공주 드레스를 각각 입고 참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장은 “일부 부모는 실망하기도 했지만 축제의 성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양성평등 의식이 높은 노르웨이는 국회의원의 40%가 여성이고, 총리와 재무장관도 여성이다. 기업 이사회는 10명 당 4명을 여성으로 채용하는 게 의무화돼 있다.

학부모 사라 아스킴 씨는 “학교가 아이들에게 열린 사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18개월 된 아이에게 만화 ‘곰돌이 푸’에 나오는 아기돼지 ‘피글렛’ 복장을 입히려 했던 한 학부모는 “노르웨이는 평등에 미치도록 집착하는 나라”라고 푸념했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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