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율시스템 변경 추진… 위안화 절하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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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만 연계해 결정하던 방식 대신 유로화 등 13國 통화와 연동해 산정”

중국이 위안화 환율 결정 시스템을 바꿔 자의적인 평가절하 의혹을 사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의도를 나타내 주목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11일 홈페이지에 ‘위안화 환율은 바스켓 통화를 통해 봐야 한다’는 글을 통해 앞으로 위안화 가치 평가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위안화 가치를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로만 평가해 왔지만 앞으로는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13개 교역대상국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 지수를 통해 산정하겠다는 것. 런민은행은 “바스켓 통화 지수가 시장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면서 “위안화 가치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위안화 환율 결정에서 달러의 연관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은 결국 위안화의 추가 가치 하락을 이끌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상황에서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라는 것.

무엇보다 16일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유도해 미 금리 인상에 대한 일종의 ‘방어막’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WSJ는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안화 약세의 길을 닦았다’는 해설기사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강(强)달러 기조가 이어지면 위안화 가치가 같이 오르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미 달러화 대비 3.77% 떨어졌지만 런민은행이 발표한 바스켓 지수로 보면 2.93% 오른 것으로 산출된다. 이런 논리하에 위안화 가치를 절하해도 인위적 절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FT는 “중국은 수출 활성화를 위해 위안화 약세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는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를 위한 사전 포석의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위안화#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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