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동네가게서 쇼핑”… 미국판 ‘골목상권 살리기’

  • 동아일보

‘스몰비즈니스새터데이’ 행사 인기… 5년만에 총매출 16조원 넘어서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주도하는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열풍 속에서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한 쇼핑 행사 ‘스몰비즈니스새터데이’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연말연시 쇼핑시즌은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프라이데이와 그 다음 월요일의 온라인 할인 행사를 뜻하는 사이버먼데이가 선도해왔다. 이 기간은 대형 유통업체의 최대 대목이지만 지역 소규모 상점(스몰비즈니스)들에는 ‘남의 집 잔치’에 불과했다. 그래서 지방 상공인이나 언론 등에선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는 대형업체 본사와 그 싼 물건을 공급하는 중국만 살찌우는 행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신용카드회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2010년 이런 문제의식을 토대로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사이 토요일엔 동네 가게를 방문해 매출을 올려주자’는 취지의 스몰비즈니스새터데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은 지난달 29일 “올해 출범 6년째를 맞은 스몰비즈니스새터데이가 추수감사절 쇼핑시즌의 중요한 행사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전미독립사업자연맹(NFIB)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절반이 넘는 55%가 스몰비즈니스새터데이를 인지하고 있고 이들 중 77%는 “올해도 동네 가게 1곳 이상에서 쇼핑하겠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미국 소비자들이 스몰비즈니스새터데이에 동네 가게를 찾아 소비한 총액은 143억 달러(약 16조5880억 원)에 달했고 올해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NFIB 측은 전했다. 소규모 상점과 상공회의소, 지방자치단체 등이 힘을 합쳐 스몰비즈니스새터데이 행사를 조직적으로 전개하는 지역만 30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의 스테퍼니 롤링스블레이크 시장은 “지역 스몰비즈니스에서 소비를 해야 그 돈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지역에 재투자돼 고용이 창출되고 도시 발전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연방중소기업청(SBA)에 따르면 지역 스몰비즈니스에 100달러를 쓰면 그중 68달러(68%)가 다시 그 지역 경제에 풀리지만 대기업 제품을 사면 그중 43달러(43%)만 지역에 재투자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올해 스몰비즈니스새터데이인 지난달 28일 두 딸 말리아와 사샤와 함께 백악관 주변 동네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고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면서 스몰비즈니스새터데이를 실천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미국#골목상권#스몰비즈니스새터데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