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의 ‘무서운’ 진화 현장…美 주요언론들 크게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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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앞 대형 스크린, 일기예보 프로그램을 촬영할 때 흔히 사용되는 소형 스튜디오 3곳, 지하철 내부처럼 꾸민 세트형 스튜디오, 출연자 대기실을 겸한 분장실, 다른 나라 스튜디오와도 연결된 영상 주조종실 등.

14일 오후 방문한 미국 뉴욕 맨해튼 첼시마켓 6층 ‘유튜브 스페이스 뉴욕’은 작은 방송국 같았다. 유튜브 스페이스는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가 동영상 제작자(크리에이터)들에게 무상으로 촬영 스튜디오와 장비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제공하는 원-스톱 제작 지원센터. 면적 1850㎡의 이 곳은 미국 로스앤젤리스,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브라질 상파울루에 이어 지난해 11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설됐다.

애덤 랠리스 뉴욕 총괄책임자(35)는 “5000명 이상의 구독자(정기 시청자)가 있는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예약을 통해 이 모든 시설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독자가 5000명이 안 되거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을 위해선 각종 교육과 컨설팅 프로그램을 역시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인기 높은 크리에이터에겐 더 큰 도약을 도와주는 전문프로덕션 역할을 하고, 동시에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사관학교’ 기능까지 한다는 설명이었다. 개관 이후 이 곳을 찾은 인원만 월 평균 1000명이 넘고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날도 세트형 스튜디오에서 거리의 악사가 지하철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줄거리의 뮤직비디오가 제작되고 있었다.

일본계 미국인 멜로디 모리타 씨(23·방송인)는 “화장품 패션 건강 관련 동영상을 집에서 제작해 유튜브에 올려왔는데 이 곳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컨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하철 세트 스튜디오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미용체조 장면을 촬영했는데 그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큰 화제가 됐다고 한다. 모리타 씨는 “진짜 지하철에선 도저히 불가능한 일 아니냐”며 웃었다. 50만 명 이상이 시청하는 한국요리 채널 ‘망치’ 운영자인 한국계 캐나다인 김광숙 씨(뉴욕 거주)는 “유튜브는 취미를 직업으로 만들어주는 공간”이라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 음식을 외국인들에 알리는 ‘문화 대사’란 사명감까지 생긴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NYT) 등 미 주요언론들은 이런 프로덕션형 스튜디오 운영을 ‘유튜브의 확장이자 진화’라며 크게 주목하고 있다. 개인 간 동영상 공유 서비스로 시작한 유튜브는 2012년 구글이 인수하면서 ‘구독자(시청자)는 무료로 콘텐츠를 즐기고, 크리에이터는 그 콘텐츠로 수익을 얻고, 광고주는 효과적 광고를 집행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왔다. ’유튜브 스튜디오‘는 각 개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던 콘텐츠 창출에 유튜브가 적극 개입해 그 수준을 확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과학교육 유튜브 채널 ’브이-소스2‘ 운영자인 케빈 리버 씨는 “이런 고급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면 음향(사운드) 수준이 확연히 다르다. 유튜브로서는 컨텐츠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연히 광고수익도 증가하기 때문에 이런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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