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크림반도 이어 남오세티야도 병합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푸틴, 현지 지도자와 통합조약 서명… 美-유럽 “조지아 영토 침해” 규탄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병합한 러시아가 이번에는 조지아 내 남(南)오세티야 지역 병합을 위한 조약을 맺어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일 AFP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오니트 티빌로프 남오세티야 지도자는 18일 모스크바에서 남오세티야의 군사·경제 부분을 러시아에 편입한다는 ‘동맹과 통합’ 조약에 서명했다. 이 조약은 조지아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한 남오세티야의 국경을 러시아가 보호하고 남오세티야인이 러시아 시민권을 얻는 절차를 담고 있다. 또 남오세티야 국경 개방과 세관 통합도 명시됐다.

이 조약에 대해 친(親)서방 국가인 조지아의 기오르기 마르그벨라슈빌리 대통령은 “주권국의 영토적 통합성을 침해한 이번 조치는 (남오세티야를 러시아로) 병합하는 한 단계”라고 비난했다.

미국과 유럽의 규탄도 이어지고 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조약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남오세티야는 조지아에 속한 지역이며 미국은 조지아의 독립과 주권, 영토 보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조지아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남오세티야에서 지배력을 높이면서 2008년 러시아-조지아 전쟁 종결 이후 잠잠해진 영토 분쟁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08년 당시 러시아는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까지 폭탄을 퍼붓고 지금까지 남오세티야에 군대를 주둔시켰으나 이 지역은 국제사회에서 독립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다.

한편 러시아 공군기와 나토 공군이 이날 발트 해 상공에서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가는 근접 비행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수호이27기 등 전투기 8대는 이날 리투아니아 영공을 침공해 민간 항공기 운항지역을 비행했다. 이에 나토군 전투기들이 출격해 근접 비행 끝에 영공 밖으로 몰아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