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키 김 “北인권 안보리 의제 상정… 김정은 영화 해킹에 묻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6일 03시 00분


北생활 자서전 파문 수키 김 “선전선동 능숙 北의도대로 된 것”

“북한 김정은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 관련 해킹 사건과 협박, 그에 따른 상영 취소 결정 등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인권 의제 상정이란 중요한 이슈가 덮여버린 것 같습니다. 북한의 의도대로 된 것 아닐까요.”

2011년 7∼12월 6개월간 북한 평양과학기술대에서 고위층 자녀에게 영어를 가르친 경험을 책(Without You, There Is No Us)으로 출간해 화제가 된 한국계 재미 여성 작가 수키 김 씨(44·사진)에게 23일 영화와 관련된 ‘소동’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뉴욕 맨해튼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북한은 선전선동에 너무도 능숙하다. 그동안 인권 이슈에 적극적 방어 외교를 펴던 북한 유엔대표부가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는 안보리 회의(22일)에 불참한 건 ‘세상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는 데 이미 성공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 책에 대한 미국 독자의 반응은 스스로도 놀랄 정도. 특히 대표적 정치시사 TV쇼인 존 스튜어트의 ‘데일리 쇼’에 출연한 뒤 젊은 세대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제 책을 읽은 미국 대학생들의 소감은 ‘평양과기대 학생들도 꿈 많고, 이성을 보면 가슴이 설레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네’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착한 학생’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김정은 정권이 정말 나쁘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김 씨는 “내 결론은 늘 같다. 북한은 ‘인간이 살 수 없는 사회’다. 그런데 그 안에 꽃다운 대학생 등 2500만 명이 살고 있어 문제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사람다운 삶과 기본적 인권을 찾아주는 데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 분단을 다룬 소설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 저서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수키 김#북한 인권#영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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