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고위급 만났지만… 北核해법엔 ‘빈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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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보좌관-양제츠 국무위원, 11월 정상회담 앞두고 현안 조율
‘6자회담 재개’ 견해차 못좁혀

미국과 중국의 고위 외교 당국자가 11월에 있을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현안을 사전 조율했지만 북핵 문제 등에서는 견해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7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8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나 양국 관계와 국제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의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이뤄졌다.

신화통신은 양측이 경제·무역, 반(反)테러, 군사, 인문, 기후변화, 식량안보,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방지, 평화 유지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 정세와 북한 핵 능력, 이란 핵문제,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문제 등에서는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보도했다. 홍콩 밍(明)보는 양측이 ‘8가지 공감대와 5가지 불일치(8共識 5分岐)’를 보였다고 해석했다.

양 국무위원은 “중미 양국이 상대방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하고 건설적으로 이견과 민감한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라이스 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비록 각종 현안에 직면해 있지만 대중 관계를 최우선 사안으로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군부의 실권자인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도 라이스 보좌관을 만나 “미국이 중국 군대의 정상적인 발전을 제대로 대우해줘야 한다”며 “(미군) 전함의 중국 정찰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라이스 보좌관은 최근 남중국해 공해상에서 발생한 양국 전투기의 근접 비행 사건을 거론하며 “군사적 마찰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전투기가 정찰 중인 미 해군 대잠초계기에 초근접 비행을 감행해 미국이 중국에 항의했으며 중국은 미국의 정찰활동을 비난했다.

한편 관영 중국중앙(CC)TV는 7일 라이스 보좌관의 방중 내용을 보도하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의 사진을 내보내는 방송 사고를 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미국#중국#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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