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리포트]‘코피노’의 恨… 언제 다 푸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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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버린 한국인아빠 찾기 첫 승소, 필리핀에 3만명… 유사 소송 늘듯

‘코피노’(한국인과 필리핀인의 혼혈)가 국내 법원에서 자신을 버린 한국인 친부와의 혈연관계를 인정받는 첫 사례가 등장했다. 본보 취재 결과 중견 로펌들도 코피노 양육비 청구소송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권양희 판사는 필리핀 국적의 A 군과 B 군이 친부인 사업가 C 씨를 상대로 제기한 인지 청구소송에서 “친생자(親生子)임을 인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인지 청구소송은 결혼하지 않은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에 대해 법률상 부자관계를 성립시켜 달라며 내는 소송이다. 코피노가 직접 소송을 통해 친자임을 확인받은 것은 처음이다.

사업가 C 씨는 1997년 필리핀에서 만난 현지 여성 D 씨와 동거해 1998년과 2000년 두 아들을 낳았지만 2004년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뒤 필리핀을 떠나 연락을 끊었다. 2011년 사진 한 장만 들고 한국을 찾은 D 씨는 이듬해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소개로 조동식 변호사(사법연수원 34기)를 만났다. 조 변호사는 무료 변론을 맡아 소송을 벌인 끝에 지난달 30일 승소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두 아들은 C 씨의 호적에 이름을 올릴 수 있고, 추후 양육비 등을 청구하거나 상속권을 요구할 수 있다. 코피노는 약 3만 명으로 추정된다.

조건희 becom@donga.com·최예나

앙헬레스=조종엽 기자
#필리핀#코피노#서울가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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