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핵심 무기 체계인 고고도방어체계(THAAD)를 한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데 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압박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국이 THAAD를 한국에 배치하기 위해 이미 용지 조사까지 했으나 최종 결론은 아직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미국이 THAAD를 일시적으로 주한미군에 배치한 뒤 한국이 이를 구입하도록 해 미군의 THAAD를 대체하거나 한국이 이를 곧바로 구입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HAAD의 한국 배치는 미국과 일본이 추진 중인 MD 계획에 한국이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THAAD는 이동식 차량 발사대와 요격 미사일, 추적 레이더, 통합 사격통제 시스템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날아오는 중거리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제작된 공중 방어 시스템이다. 1기당 가격은 9억5000만 달러(약 9700억 원)에 이른다. 미국은 지난해 4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 기지가 있는 괌에 THAAD를 배치한 바 있다.
한미일 3국의 MD 구축을 중국 견제용이라고 여기는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에 MD를 배치하는 것은 지역의 안정과 전략적 균형에 이롭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도 “THAAD가 한국에 배치되면 방어에 도움이 되겠지만 한국은 이 무기체계를 구매할 계획이 없다”며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것은 우리와 관계가 없으며 한국이 MD에 편입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MD 협력 문제는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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