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와 45인의 巨商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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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마윈-왕젠린 등 대표 기업인-학자 46명 8년전 모임 결성
英-佛정상 면담, M&A 조언… 年 3260억 달러 수익 ‘파워그룹’

2012년 프랑스 상원을 방문한 ‘중국 기업가 클럽’ 소속 기업인들이 프랑스 정치인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 출처 차이나데일리
2012년 프랑스 상원을 방문한 ‘중국 기업가 클럽’ 소속 기업인들이 프랑스 정치인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 출처 차이나데일리
2009년 11월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 시 메리엇 호텔의 회의실. 중국 최대 컴퓨터 업체 레전드의 류촨즈(柳傳志) 회장, 궈광창(郭廣昌) 푸싱(復星)고기술유한공사 동사장 등 중국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인 20명이 한자리에 모여 중국 토종 자동차회사 지리(吉利)의 리수푸(李書福) 회장으로부터 스웨덴 볼보자동차 인수합병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4개월 뒤 지리는 18억 달러에 포드자동차로부터 볼보를 인수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닝보에 모인 기업인들이 ‘중국 기업가 클럽’의 멤버들이라며 중국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의 모임인 이 클럽이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해 가는 중국 기업들의 뒤에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회동 당시 클럽 소속 기업인들은 지리의 인수합병 계획을 들은 뒤 대규모 인수합병에 따른 위험성을 지적하며 신중한 판단을 조언했다. 하지만 리 회장은 “내 손으로 세계적인 브랜드의 자동차 회사를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시작하면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자 회원들은 자신들의 외국 기업 인수합병에 따른 경험이나 예상되는 법률적인 문제 등을 지적하며 조언을 아까지 않았다.

2006년 결성된 중국 기업가 클럽의 회원은 모두 46명. 기업인 38명, 학자 및 이코노미스트 8명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완다(萬達)의 왕젠린(王健林), 휴대전화 업체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전자 업체 TCL의 리둥성(李東生), 중국 빅3 인터넷 포털 시나닷컴의 차오궈웨이(曹國偉) 회장 등도 회원이다. 이들 기업의 한 해 수익을 합치면 3260억 달러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가량을 차지한다. 이들보다 GDP가 적은 나라가 덴마크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 150개국에 이른다. 마윈 회장은 “우리는 모두 각 분야에서 매우 큰 기업 같지만 정부나 대중 언론 등에 마주하면 각자로는 매우 약하다. 함께 우리의 의견을 내 권리를 주장하고 정직하게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클럽 결성 이후 25차례 모임을 가졌으며 영국 다우닝 10번가에서 영국 총리를 만나거나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2011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정재계의 유력 인사 및 월가 고위 기업인들을 두루 만나는 등 막강한 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프랑스 방문 때는 상원 의사당에서 토론회를 갖기도 했다.

이 클럽은 베이징(北京) 중관춘(中關村)에 4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두고 있다. 클럽 관계자는 “회원 기업인들은 이미 자신만의 제국에서 많은 돈을 벌었다. 기업의 이윤보다는 사회에서 존경을 받을 만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한 정신적인 차원의 뭔가를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알리바바#중국 기업가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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