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담화 수정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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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역사인식 계승” 처음 밝혀… 한미일 정상회동 성사 겨냥한 듯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공개 석상에서 처음으로 직접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필설로 다할 수 없는 쓰라린 경험을 당한 분들을 생각하면 매우 마음이 아프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나도 역대 총리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른바 고노 담화가 있다”고 전제한 뒤 “아베 내각에서 이의 수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종전 50주년을 맞아 무라야마 담화가, 60주년을 맞아 고이즈미 담화가 나왔다고 소개한 뒤 “아베 내각은 이들 담화를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로서 계승한다”고 말했다.

2012년 12월 총리에 취임하기 전 언론 인터뷰에서 고노 담화 수정 의지를 밝혔던 아베 총리가 이후 공개 석상에서 고노 담화 수정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는 한일 관계 개선을 강하게 요구해온 미국 정부가 고노 담화 검증과 관련해 직·간접 경로로 아베 정권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달 24,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때 한미일 정상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한 일종의 성의 표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우리 정부는 아베 총리가 공개 석상에서 처음으로 “고노 담화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분명히 언급한 점을 일단 평가한다. 발언의 진정성 여부는 앞으로 일본 정부와 정치지도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정성택 기자
#고노담화#아베#정상회동#아베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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