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집권 무가베 “5년 더”… 임기 마치면 94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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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대선 61% 득표 승리
야당-시민단체 “부정선거” 반발

33년간 집권한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89·사진)이 앞으로 5년간 권좌를 더 누릴 수 있게 됐다. 3일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치러진 대선에서 무가베 대통령이 61%를 획득해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경쟁에 나선 ‘민주변화운동당(MDC)’의 모건 창기라이 총리(61)는 34%에 그쳤다. 같은 날 치러진 총선에서도 무가베 대통령이 이끄는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면서 압승을 거뒀다고 AP BBC 등 외신들은 전했다.

그러나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국은 갈수록 불안해지는 양상이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여당이 투표인 명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에서 7000여 명의 선거 감시인단을 파견한 비정부기구 ‘짐바브웨 선거지원네트워크’는 무가베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도심지 유권자 75만 명의 이름이 투표인 명부에서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창기라이 총리는 이날 선거 결과를 두고 “의미가 없다”며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1980년부터 지금까지 33년째 집권 중이다. 그가 앞으로 5년 임기를 마치면 38년 집권, 나이는 94세가 된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헌법상 한 번 더 연임도 가능해 법적으로는 무가베 대통령이 99세까지 대통령을 할 수도 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52년, 북한 김일성 전 주석은 49년, 가봉의 오마르 봉고온딤바 전 대통령과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는 42년 장기 집권 기록을 가지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짐바브웨#로버트 무가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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