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정보를 얻기 위해 중국 관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WSJ도 이날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뇌물 제공 혐의를 받고 있다고 시인했다.
문제가 된 뇌물 제공 시기는 지난해 3월 WSJ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의 실각 스캔들을 집중 보도했던 때다. 당시 WSJ는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 의한 영국인 사업가 독살 등 관련 특종을 연이어 터뜨렸다.
미 법무부는 당시 WSJ 내부고발자로부터 중국 지국의 기자들이 현지 관리들에게 정보 제공 대가로 금품을 줬다는 제보를 받아 해외부패방지법(FCPA)에 따라 WSJ의 모회사인 뉴스코프에 내부 조사를 의뢰했다. WSJ 기자들이 중국 관리에게 제공한 금품은 통상적인 식사 정도가 아닌 향응과 여행 등 값비싼 선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WSJ는 “뉴스코프가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직원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혐의 내용을 반박했다. WSJ는 “제보를 한 직원은 중국 정부의 대리인일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가 보시라이 스캔들과 관련해 중국 지도부의 부패 축재에 관한 기사를 내보낸 것에 대한 보복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사법당국이 뉴스코프의 자체 조사 내용에 만족할지, 아니면 추가 조사를 계속 벌일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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