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서명… 시퀘스터 공식 발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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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협상 가능성 남겼지만 ‘세수확대’ 안굽혀 난항 예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연방정부의 자동 지출삭감(시퀘스터) 명령에 서명하면서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시퀘스터가 공식 발효됐다. 서명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막판 타협을 시도해 기대를 모았으나 실패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으로 올 9월로 끝나는 2013 회계연도 지출을 850억 달러, 10년 내에 1조2000억 달러의 연방정부 예산을 자동 삭감하는 조치가 공식 발효됐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의회에 지출삭감 내용을 보고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존 베이너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와의 협상이 실패로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지출삭감 조치는 불필요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국민이 당장 고통을 느끼지는 않겠지만 그 고통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군수업체는 직원을 해고해야 하며 국경경비대원, 연방수사국(FBI) 요원, 국방부 민간인 직원 등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수십만 명의 봉급과 근로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며 “7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미국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앞으로 며칠간, 몇 주간 상·하원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바로잡자’고 말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반대하는 세수 확대 방안을 주장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해 추가 협상 난항을 예고했다.

베이너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 후 “하원은 시퀘스터를 막을 계획을 마련했었다”며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올해 초에 세금을 올렸고 이제 세금에 대한 논의는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시퀘스터는 어쨌든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이제는 정부의 ‘지출 중독’을 해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랜만에 모습을 나타낸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 후보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정치 싸움으로 황금기를 놓치고 있다”며 양측을 모두 비난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 정치권이 결국은 타협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이 계속 타협을 거부할 경우 정치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시퀘스터를 ‘재앙’이라고 주장했으나 공화당은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오바마#베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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