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행복 포기하고 국민을 가족삼아 사는 인생 잘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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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당선인-수치여사 첫 만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미얀마의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미얀마의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미얀마의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29일 첫 만남을 가졌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방한한 수치 여사를 만나 “정말 오랜 세월 동안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큰 희생을 감내하며 헌신한 것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고 국민을 가족 삼아서 사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라고 수치 여사의 인생 역정에 공감을 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당선인과 ‘미얀마 독립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모두 아버지를 암살로 잃은 비운의 가족사를 가지고 있다. 이후 정치에 투신한 2세 정치인이자 대표적인 아시아의 여성 지도자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이처럼 공통분모가 많지만 이전에 특별한 인연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수치 여사의 의회 입성에 축하를 건넨 뒤 “버마(미얀마의 옛 국호)의 민주화를 위해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3차례에 걸친, 15년 동안의 가택연금이 지난해 11월 끝나면서 4월 실시된 선거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미얀마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연맹(NLD)의 당수이다. 최근 2015년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한국이 올해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된 점을 언급하며 “유엔 차원에서나, 지역 및 국제적 이슈에서 한국과 버마가 함께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라고 했다. 수치 여사는 “버마가 민주화를 진전함에 따라 버마 국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 사는 국민에 대해서도 노력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수치 여사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려는 듯 “제가 여사님 생신 때 영국대사관에서 개설한 사이트에 (축하) 편지도 올렸는데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09년 가택연금 중인 수치 여사의 석방을 위해 마련된 홈페이지에 “비록 이번에 홀로 생일을 맞아야 하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고 남긴 것을 말한다. 이에 수치 여사는 “당시에 저는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었지만 말씀은 들었다”라고 화답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수치 여사를 접견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개발과 민주화는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수치 여사께서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으니 미얀마의 미래가 밝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이 대통령은 미얀마를 방문해 아웅산 장군 묘지를 참배한 뒤 수치 여사를 만나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교육 지원에 대한 협력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수치 여사는 이 대통령에게 “미얀마 노동자들이 한국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양국간 인적자원 협력 확대를 요청했다.

수치 여사는 ‘2013 평창 겨울 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 초청돼 28일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수지여자#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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