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이집트, 3개 도시 비상사태 선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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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야간 통행금지… 카이로서도 첫 사망자 발생
충돌 닷새째… 56명 숨져

유혈 축구장 난동 판결에 불만을 품은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이 확산되고 일부 지역에서 폭동으로 번지자 이집트 정부가 27일 포트사이드 수에즈 이스마일리아 3개 도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정부는 또 28일 각료회의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에게 질서 유지를 위해 군을 배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비상사태 선포지역에선 이집트 군이 민간인도 체포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3개 도시에 내려진 비상사태는 27일 밤 12시부터 30일간 계속된다. 이 기간엔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도 금지된다.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날 이집트 곳곳에선 유혈사태가 5일째 이어졌다. 수도 카이로에서도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25일 이후 이집트 유혈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56명으로 늘었다.

이집트 야권 지도자들은 28일 무르시 대통령이 국영TV 연설을 통해 제안한 대화 제안을 거부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먼저 국민통합 정부와 헌법 개정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무르시 대통령은 27일 “대화 이외의 대안은 없다. 대화는 새롭고 자유로운 이집트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야권 지도자에게 대통령궁에서 대화를 하자고 제의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2월 포트사이드 축구장에서 74명이 숨진 참사 관련 재판에서 포트사이드 축구팬인 피고인 21명이 사형을 선고받으면서 시작됐다. 시위대가 수에즈에서 경찰서 3곳을 공격하면서 폭동이 확산됐다. 압둘라흐만 파라그 포트사이드병원 원장은 “부상자들 대부분이 최루탄 파편에 맞거나 총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또 시민혁명 2주년(25일)을 앞두고 24일부터 카이로 시내에서 시작된 반(反)무르시 대통령 시위도 27일 밤까지 계속됐다. 타흐리르 광장 인근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광장 근처에 있는 미국 및 영국 대사관은 이날 하루 대민 업무를 중단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이집트#유혈 축구장#무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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