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우리 미래”… 링컨-킹목사 견줄 역사적 연설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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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21일 취임식… 美전역 80만명 몰려들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 정오 백악관 블루룸에서 부인 미셸 여사 및 딸 말리아와 사샤가 지켜보는 가운데 가족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헌법에 따라 두 번째 임기를 공식 시작했다. 4년 전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제44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한 그가 재선에 성공한 첫 흑인 대통령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전날인 19일 ‘봉사의 날’을 맞아 미셸 여사 및 자원봉사자 500여 명과 함께 워싱턴 공립학교인 버빌초등학교를 찾아 건물 수리 등을 도왔다. AP통신은 이날 봉사활동은 21일 취임식까지 3일간에 걸친 취임 행사의 시작이라고 전했다. ‘봉사의 날’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기념해서 1994년 제정된 국경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남을 도와주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재선 취임식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것이며 우리 모두 함께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식은 의회 의사당 ‘캐피털 힐’ 계단에 마련된 특별무대에서 진행되며 주제는 ‘우리 국민, 우리 미래(our people, our future)’다.

일요일과 겹쳐 하루 미뤄진 21일 열리는 취임식을 보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약 80만 명이 몰려들어 워싱턴은 축제 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는 4년 전의 약 180만 명에 비해서는 적지만 취임식 준비위원회에서 일반인에게 무료로 배포한 약 25만 장의 취임식 티켓은 온라인에서 장당 최대 2000달러(약 212만 원)에 거래됐다. 취임식이 열리는 의사당에서 백악관까지 기념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2.7km 구간에 밀집한 정부 건물들은 미국 국기를 상징하는 빨간색 흰색 파란색 천들로 치장했다.

취임식장에서는 잔디 위에 플라스틱 간이바닥을 깔고 의자를 배치하는 막바지 작업이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대법원장 등의 대역배우를 써서 행사를 사전 진행하는 ‘드레스 리허설’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번 취임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두 번째 취임사 발표. 오바마 대통령은 ‘시대의 연설’로 만들기 위해 지난해 12월 초부터 역사학자들에게 자문하는 등 극진한 공을 들여왔다고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랜 동료로 첫 번째 취임사를 비롯한 각종 연설문 작성을 도맡아 해온 존 파브로 씨와 함께 취임식 직전 취임사를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취임식 준비위원회가 공개한 영상물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과 킹 목사를 언급하면서 “그들이 시대를 위해 행동했기 때문에 나 같은 흑인 대통령이 취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미국이 어려운 시절을 겪었지만 언제나 이를 헤쳐 나갈 수 있었음을 기억나도록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정미경 특파원 kyle@donga.com
#오바마#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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