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재무 “국가부채 상한 없애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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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상도 “엔화 약세 유지”… 아베 경제공약 실천 의지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진용이 짜인 뒤 경제 각료들이 잇달아 ‘무제한 금융완화’ 의지를 드러냈다. 일본 금융 시장은 연일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효과가 제한적이고 당장 이웃 국가에 피해를 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금융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간 44조 엔(약 550조 원)으로 묶여 있는 차입 상한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권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37%까지 치솟은 국가부채를 줄이고자 지난해 8월 차입 상한을 설정했지만 새 정권은 무제한으로 돈을 풀겠다는 것이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정·경제재생 담당상도 같은 날 “오늘 (달러당) 85엔 정도였다. 엔화는 적정 수준으로 가고 있다. 이런 기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엔화 약세를 유지해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각료들의 발언에 금융 시장은 큰 신뢰를 나타냈다. 27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92.62엔(0.91%) 오른 10,322.98엔으로 마감해 연중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엔화 환율도 오후 5시 현재 달러당 85.63엔으로 전날보다 0.28엔 올랐다.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엔화 가치 하락) 수준이다.

하지만 엔화 가치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모건스탠리, 유니크레디트 등 5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엔화 가치는 향후 지금보다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궁극적으로 엔화 약세로 돌아서려면 엔화의 매력이 떨어져야 하는데 여전히 엔화에 대한 국제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인위적으로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엔화 가치 하락 유도에 대해 이웃을 거지로 만드는 ‘근린 궁핍화(beggar my neighbor)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아베#국가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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