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시리아 정부군이 반란군 점령지와 민간인 거주지를 표적으로 옛 소련제 스커드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발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난주 최소 6발의 스커드미사일 발사를 명령했다”고 익명의 미국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 측은 미사일 발사 사실을 부인했다. 지난해 3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스커드미사일이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사일은 모두 수도 다마스쿠스 북쪽 안나시리야 공군기지에서시리아 북부 알레포 시 인근 셰이크 술레이먼 반군 기지를 향해 날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스커드미사일 발사는 알아사드 정부가 지금 얼마나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지 보여주는 행위”라며 “대량 파괴 및 치명적인 살상무기가 전진 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군의 공세가 격렬해지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1일 “반정부 연합체 시리아국가연합(SNCORF)이 시리아 국민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라고 공언하는 등 국면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알아사드 정부가 벼랑 끝 전술을 꺼내들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레드라인’으로 선언한 화학무기만은 쓰지 않으면서 최대한 강력한 무기로 반군을 위협하려는 속셈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정부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된 스커드미사일에는 독가스 등 화학무기가 탑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 측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달부터 민간인 거주지에 50여 발의 옛 소련제 소이탄(燒夷彈) 폭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소이탄은 3000도 이상의 고열 화염으로 피폭자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기며 뼈까지 태워버리는 잔인한 살상무기다. 시리아 내 HRW 활동가들이 촬영한 영상과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다마스쿠스와 홈스 인근 마을 네 곳이 소이탄 폭격을 당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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