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티베트인의 분신을 도왔다며 승려 등 2명을 체포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주 분신 방조자에 대해 고의살인죄를 적용하겠다는 ‘티베트 지역 분신 사건의 사법처리 지침’이 나온 뒤 처음 이뤄진 것이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쓰촨(四川) 성 공안은 아바(阿패) 현의 승려 로랑 콘촉(40)과 그의 조카 로랑 체링(31)을 분신 방조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측의 지시로 2009년 이후 티베트인 8명에게 분신하면 영웅이 된다고 부추겼으며 그 결과 3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새 사법처리 지침에 따르면 분신을 방조하거나 사주하면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인도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달라이 라마 측의 분신 개입설을 강력히 부인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롭상 최닥 대변인은 “우리가 분신을 선동했는지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을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분신 방조자에 대한 고의살인죄’ 적용 조치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취임한 후 중국 정부가 티베트 문제에 더욱 강경한 자세를 취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사례로 해석된다. 하지만 분신 방조자가 극형을 받으면 티베트는 물론이고 각국 정부의 거센 비난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티베트 망명정부와 해외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2009년 2월 이후 티베트 자치구와 인근 티베트인 거주 지역에서 90명 이상이 분신했으며 중국의 지도부가 교체된 지난달에만 27명이 몸에 불을 붙였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10일 “달라이 라마의 노벨 평화상 수상 기념일(12월 10일)을 계기로 2013년을 시짱(西藏·티베트) 독립의 해로 만들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망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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