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 출신 20세女, 마약 갱단 ‘인간 방패’로 희생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8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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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미인대회 수상자 출신의 20대 여성이 마약 갱단과 군 당국의 총격전에 휘말려 숨졌다.

연방 검찰은 수사 결과 이 여성이 마약 갱단의 '인간 방패'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데일리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2012 미스 시날로아 미인대회에서 '시날로아의 여성' 상을 수상한 마리아 수사나 플로레스 고메스 양(20)은 24일 멕시코 북서부 시날로아 주(州) 모코리토에서 벌어진 총격전에서 목숨을 잃었다.

사건 관련 군 보고서에 따르면 총격전은 차량 여러 대에 탑승한 마약 조직원들이 멕시코 군 차량에 총격을 가하면서 시작됐다.

군은 즉시 추격에 나섰다. 마약 조직원들이 탑승한 차량들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플로레스 고메스는 손에 총을 든 채 차량에서 가장 먼저 내렸고, 이후 벌어진 군과 마약 갱단의 총격전에서 총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플로레스 고메스가 실제로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발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 보고서를 읽었다는 익명의 한 당국자는 "마약 갱단은 이 여성을 '인간 방패'로 썼다"고 밝혔다.

당시 플로레스 고메스는 마약 조직원으로 알려진 남자친구와 함께 있었으며, 이 남성 역시 총격전에서 사망했다.

플로레스 고메스는 올해 미스 시날로아 미인대회에 출전해 최종 결선에서 7명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초 현지 언론들은 플로레스 고메스가 '2012 미스 시날로아' 우승자라고 보도했으나, 미스 시날로아가 아닌 '2012 시날로아 여성' 상을 수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뉴욕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미인대회 우승자 또는 참가자가 마약 갱단과 연루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악명 높은 시날로아 카르텔의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부인은 현지 미인대회 우승자인 엠마 코로넬로 알려져 있다.

직접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2008년에는 전직 미스 시날로아가 마약과 무기 관련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면서 왕관을 빼앗겼으며, 2011에는 전직 모델이자 미인대회 출신의 콜롬비아 여성이 마약 밀매업자와 연루된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멕시코의 여성인권 활동가인 후디스 델 린콘은 "많은 젊은 여성들이 마약 갱단의 '그릇된 부(富)'에 매혹된다. 갱단 조직원들은 미모의 여성들에게 대가 없는 화려한 삶의 환상을 보여주며 유혹한다. 그래서 많은 미인대회 우승자들이 그런 범죄자들의 여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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