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위 “애플, 삼성특허 침해 안했다” 9월 예비판정 전면 재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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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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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히면 삼성 배상받을수도… 2013년 1월 14일 최종판정


무역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준(準)사법기관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애플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던 9월 예비판정 결과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당시 ITC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예비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재검토 결정으로 그동안 삼성전자에 불리했던 분위기가 반전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애플이 자사의 3세대(3G) 통신 표준특허 2건과 스마트폰에서 전화 걸기, 디지털 문서 저작기술 특허 등 총 4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애플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의 미국 내 수입 금지를 ITC에 요청한 바 있다.

ITC는 9월 예비판정 결과에 대해 삼성전자가 신청한 재심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ITC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삼성의 가처분신청에 대해 9월 “해당 특허를 사용하는 미국 국내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를 다시 심의하겠다고 하면서 중국 등에서 만드는 애플 제품의 미국 내 반입을 금지하거나,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ITC는 “삼성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특허는 ‘프랜드(FRAND)’ 선언을 한 표준특허이기 때문에 삼성의 가처분신청이 부적절하다”는 애플의 주장도 재검토할 계획이다. ITC는 9월 예비판정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프랜드 조항은 특허를 인정받은 기술이라도 이미 국제적으로 표준이 될 정도로 보편적인 것이라면 누구나 차별 없이 사용료를 내고 쓸 수 있게 한 국제규약이다.

애플은 프랜드 선언을 한 삼성이 특허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하지만 특허전문가들은 ITC가 이와 관련된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상한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프랜드 조항 위반을 입증하려면 삼성전자가 자사에 턱없이 비싼 표준특허 기술 사용료를 받았다는 증거를 제출해야 하지만 두 회사는 부품 공급사(삼성전자)와 고객사(애플)로 오랫동안 밀월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그럴 리 없다는 것이다.

ITC는 재검토 결정 직후 13개 문항의 질의서를 삼성전자와 애플에 보냈고, 내년 1월 14일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재심사 결정을 환영한다”며 “최종 판정에서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애플#삼성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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