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레이어스, 美의회 청문회 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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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누설 여부 추궁당할 듯
브로드웰 기밀취급권 정지… 켈리도 군부대 출입권 박탈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사진)을 사임시킨 스캔들 관련 여성들이 그동안 누렸던 특권을 박탈당했다. 미 육군은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과 불륜관계를 맺은 전기 작가 폴라 브로드웰의 기밀 취급권을 일시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육군 정보장교 출신인 브로드웰은 높은 등급의 기밀 취급권을 갖고 있었다.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과 불륜관계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질 켈리도 자신이 거주하는 플로리다 주 탬파의 미군기지에 대한 무제한 접근권을 박탈당했다. 탬파의 맥딜 공군기지는 미 중부사령부와 특수전사령부가 있는 곳으로 켈리는 그동안 따로 보안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지를 마음대로 방문해 왔다.

앨런 사령관을 조사하고 있는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앨런이 켈리에게 보낸 e메일에 ‘당혹스러운’ 표현들이 많이 있었다”며 “e메일이 공개될 경우 앨런도 무척 당혹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부인이 읽어서는 안 될 내용들이 많다”고 밝혀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였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한편 켈리에게서 이번 사건을 처음 제보받은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베테랑 특수요원인 프레더릭 험프리스(47)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육군 정보장교 출신의 험프리스는 켈리를 협박한 e메일을 쓴 사람(브로드웰)이 앨런과 퍼트레이어스의 동태를 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해 상부에 보고했다.

뉴욕타임스는 험프리스가 사건을 끝까지 추적하는 끈질긴 성격의 소유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FBI에 들어온 지 3년째인 1999년 로스앤젤레스 공항을 폭파하려다 붙잡힌 ‘밀레니엄 테러리스트’ 아흐메드 렛삼 사건을 맡기도 했다. 한 동료는 “프레더릭은 열정적이고 일종의 강박증 같은 것도 있는 사람”이라며 “뭔가를 물면 불도그처럼 변한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퍼트레이어스가 자신의 자서전에 밝힌 ‘삶의 12계명(12 Rules of Living)’도 조롱거리로 전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전했다.

12계명은 리더의 자격으로 △행동의 모범을 보여라 △비전과 전략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겸손해라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등인데 퍼트레이어스가 충실하게 지킨 것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다섯 번째 계명뿐이라는 농담이 화제다. △에너지가 넘쳐야 한다 △신체를 단련하라 등의 계명은 퍼트레이어스가 업무가 아닌 브로드웰과의 불륜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킨 계명이라는 농담도 돌고 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15일 미 상하원 합동 정보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참석해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에 대해 증언한다. 의원들은 벵가지 사건뿐 아니라 그가 브로드웰에게 민감한 기밀 정보를 제공했는지 따질 계획이다.

워싱턴=최영해·정미경 특파원 yhchoi65@donga.com
#CIA#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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