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웰 집서 기밀서류 발견… “불륜 넘어 안보침해 사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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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發 스캔들 일파만파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60)과 폴라 브로드웰(40)의 불륜 사건이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침해 사건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 있는 브로드웰의 집을 압수수색한 연방수사국(FBI)은 이 문제를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침해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FBI가 12일 브로드웰의 집 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박스에서 기밀서류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FBI가 당초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혼외정사 사건이 단순한 치정 관계로 국가안보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밝힌 것과는 상반된 것이다.

FBI는 브로드웰이 어떻게 비밀서류를 입수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 고위 법집행 당국자는 “국가안보 문제가 여전히 중요한 이슈로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브로드웰은 어떤 비밀서류도 퍼트레이어스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낙마 계기를 제공한 질 켈리(37)가 사건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57)과 주고받은 e메일 파장이 겹치면서 사태가 복잡해지고 있다.

켈리는 명예영사 자격을 내세우며 퍼트레이어스와 앨런 사령관 등 탬파에 주둔했던 합동특수전사령부(JSOC)나 맥딜 공군기지 고위 장교들과의 친분관계를 자주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는 군부대 장교와 군인 가족을 위해 연 파티에서 ‘사교계의 여왕’ 행세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이번 사건 관련자들의 복잡한 관계도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퍼트레이어스와 전기 작가 브로드웰 간의 불륜에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앨런 사령관과 FBI 요원, 켈리의 쌍둥이 언니 내털리 카왐의 얽히고설킨 관계로 확대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3일 브로드웰은 앨런 사령관에게 ‘켈리패트롤’이라는 가명으로 e메일을 보내 “무급 사회연락관(켈리를 지칭)은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라며 “그녀와 얽히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고 보도했다. 브로드웰이 켈리가 퍼트레이어스뿐 아니라 앨런과도 ‘모종의 관계’가 있음을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앨런은 e메일에서 켈리를 ‘스위트하트’라고 불렀다. 데일리메일은 켈리와 앨런 간에 오간 e메일이 많을 때는 하루 40통에 이른다며 ‘폰 섹스’에 비유된다고 전했다.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은 카왐의 양육권 재판을 도우려고 재판부에 서신을 보내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도 긴밀한 관계였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켈리가 브로드웰의 협박 메일과 관련해 수사를 부탁했던 익명의 FBI 요원은 윗옷을 벗은 자신의 사진을 켈리에게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수사에서 배제되자 이 요원은 FBI가 사건을 은폐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화당의 데이브 라이커트 하원의원에게 사건을 보고했다. 라이커트 의원은 이를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에게 전했다.

켈리는 파문이 커지자 FBI에 신고한 것을 후회했으며 대응 차원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던 모니카 르윈스키가 의뢰했던 위기관리 전문가 주디 스미스를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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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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