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가 탐욕 규탄시위-해고 바람에도 ‘돈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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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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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진원지 美월가 작년에 뿌려진 연봉이 600억 달러
2년간 16% 올라 평균 4억원… 연말 보너스 또 오를 가능성
사상 최고 연봉 갈아치울듯


금융계의 탐욕을 규탄하는 반(反)월가 시위와 거센 해고바람에도 지난해 월가 종사자들의 연봉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해 역대 세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에는 증권업계의 보너스가 오를 것으로 보여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미국 뉴욕 주 감사국이 16일 발표한 연례 증권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가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총보수는 600억 달러(약 67조 원)로 전년에 비해 4% 증가했다. 평균연봉도 36만2950달러(약 4억 원)로 지난 2년간 16.6% 상승했다.

월가의 평균연봉은 2006년 만해도 35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으나 2007년과 2008년 각각 약 40만 달러, 39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낸 뒤 2009년 31만 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감사국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1월 이후 일자리 2만200개가 사라지면서 해고 광풍이 불었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의 보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월가 금융인들의 고액 연봉을 규탄하는 반월가 시위가 정점에 달했지만 월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미 경제방송 채널인 CNBC는 “월가 대형 금융사들은 위기 이후 감원으로 지출을 줄여왔지만 능력 있는 직원이 매출을 올린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시 인력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는 “올해 월가 급여가 기록적인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 연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연말보너스에 대한 월가 종사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커리어닷컴이 최근 월가 종사자 9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8%가 지난해보다 연말보너스가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지난해 설문에선 41%가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월가 종사자의 연봉이 뉴욕 전체 민간기업 연봉의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고용에는 5.3%만 기여할 뿐이라고 밝혔다. 토머스 디나폴리 뉴욕 주 감사관은 “월가는 과도기를 거치고 있으며 이익과 고용 부문은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월가#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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