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사력 증강, 淸말기 비극 되풀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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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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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하이정파대 교수 주장

중국이 추진하는 군사력 증강이 청나라 말기의 비극적 실수로 귀착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내부에서 나왔다. 니러슝(倪樂雄) 상하이정파(上海政法)대 교수는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사회적 개혁 없이 강성해진 군은 쉽게 외부 공격에 노출되거나 내전을 촉발하는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894년 청일전쟁 때 아시아 최강이던 북양함대가 일본에 궤멸된 뒤 다시 만들어진 현대식 군대가 1911년 신해혁명 때 청조에 총부리를 돌린 것은 당시 중국이 정치·사회적 현대화를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서태후가 전횡을 일삼으면서 정치적으로 군을 통제하지 못해 빚어진 북양함대의 몰락과 최신 무기로 무장한 군부가 부패한 황실에 반기를 든 신해혁명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니 교수는 2009년 이후 테러 진압 등에 활용되는 공안 예산이 국방 예산을 초과하는 것은 중국의 정치·사회 발전이 지체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민해방군 군인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처우를 받고 있지만 그들의 부모형제는 빈부격차 등 많은 사회문제 속에서 살고 있고 (군과 정치사회 발전의 불균형을) 현 지도부가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지도부가 청나라의 교훈을 잘 새겨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군이 공산당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카오의 군사전문가 앤서니 웡 동 씨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재임 기간에 군 현대화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군 경험이 없는) 그가 군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군의 지도부는 전임 장쩌민(江澤民) 주석 때 승진한 사람들”이라며 “이 때문에 후 주석은 그저 그런 군사위 주석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국방력 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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