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공장서 일 못한다” “中관광객 필요 없다” 두나라 국민 감정싸움 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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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양 국민 간 감정싸움도 격화하고 있다. 일본 국민은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중국 노동자들은 파업과 일본 차량 공격으로 맞섰다.

일본 보수단체인 ‘힘내라 일본! 전국행동위원회’는 22일 오후 2시경 도쿄(東京) 미나토(港) 구 롯폰기(六本木)의 아오야마공원에 모여 집회를 열고 약 1km의 도로 행진을 했다. 일본 경시청 추산 700여 명의 시위대는 “중국의 센카쿠 침략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센카쿠에 자위대 상주를’ ‘중국인 관광객과 유학생은 필요 없다’ 등이 적힌 팻말을 목에 건 이들도 있었다.

시위대는 주일 중국대사관을 둘러싸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자 5명씩 조를 짜 중국대사관 맞은편 인도에서 “센카쿠는 일본 고유의 영토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일본 정부에 항의의 뜻을 전했다고 중국국제라디오(CRI)가 23일 보도했다.

중국에선 일본 공장 근로자들의 ‘반일 파업’이 줄을 잇고 있다. 광둥(廣東) 성 중산(中山) 시에 있는 캐논 프린터 공장 근로자 약 2000명은 20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공장은 최근 반일 시위로 공장 문을 닫았다가 20일 조업을 재개했지만 21일 다시 휴업에 들어갔다. 주하이(珠海) 시 캐논의 소형 디지털카메라 공장과 파나소닉 무선전화기 공장, 선전(深(수,천)) 시의 도시바(東芝)테크도 근로자의 시위로 공장 조업이 중단됐다.

일본제 자동차도 수난을 겪고 있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닛산 혼다자동차의 공장이 있는 광둥 성 장먼(江門) 시에서는 13∼18일 일제 승용차 78대가 차량털이 피해를 봤다. 15일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 시에서는 일제 승용차를 몰던 중국인 남성(51)이 시위대의 습격으로 부상해 반신불수가 됐다. 이 남성은 가족과 쇼핑을 나갔다가 시위대를 만나 “나도 중국인이다. 나 역시 댜오위다오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중국을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구타로 머리에 골절상을 입고 의식을 잃었다.

일부 일본차 판매점은 수천 엔(수십만 원)씩 받고 자동차 앞뒤에 붙은 로고를 떼어내 다른 차량의 로고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중일갈등#센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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