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로 덮인 주말 지구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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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뉴욕 ‘反월가 행진’ 재연… 스페인-포르투갈 ‘反긴축’

중국에서의 반일시위, 중동 북아프리카에서의 반미시위 등 전 세계가 시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11월 6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1년 만에 월가 시위가 재연된다. 유럽은 수년째 지속된 재정 위기에 따른 정부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국민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대는 반(反)월가 시위 1주년을 맞아 약 250명이 15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을 향해 거리행진을 벌여 사흘간의 시위 1주년 기념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가 99%다. 은행은 구제받았지만 우리는 파산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브로드웨이를 따라 이동했으며 오후 9시에 해산했다. 경찰이 15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시위 집행부는 앞서 이날 오전 뉴욕 맨해튼 워싱턴스퀘어파크에 모여 앞으로의 일정 등에 대해 교육을 하고 16일에는 폴리스퀘어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집행부는 최근 1년간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월가를 봉쇄하는 시위를 17일 벌이겠다고 말했다. 폴 브라운 뉴욕 경찰 대변인은 “월가 시위대의 시위 허가 신청서가 접수되지 않았다. 준법 시위는 보호하겠지만 불법 시위자는 체포하겠다”고 밝혀 맨해튼 도심에서 또 한 차례 대규모 충돌이 예상된다.

미 대선을 불과 50여 일 앞둔 미 정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정치적인 이슈는 배제하겠다”고 밝혔던 월가 시위대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향한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자 증세를 반대해온 공화당보다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민주당이 월가 시위를 반기는 분위기다.

한편 부채 위기로 신음하고 있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15일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동시에 열렸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콜론 광장 등에는 정부가 새 경제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인 이날 6만5000명이 모여 ‘이제 그만’ ‘정부가 스페인을 망치고 있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증세 및 긴축정책 중단을 요구했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과 전국 40여 개 도시에서는 시민 15만여 명이 시위에 참가해 정부가 발표한 사회보험료율 인상안 등을 반대했다.

이날 러시아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취임 직후인 6월 시위 이후 3개월 만에 수도 모스크바,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중동#중국#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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