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네타 “중동 18곳에 병력 급파… 反美불길 차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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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 시위 소강상태… 수단은 美해병대 파견 거부
美경찰, 동영상 제작자 조사

이슬람 모욕 영화로 촉발된 반미(反美) 시위가 전 세계 이슬람권으로 확대되며 유혈충돌로 번지자 미국이 최대 18개 지역에 군대를 배치해 무력시위에 대비하기로 했다. 이슬람권의 시위는 주말을 맞아 다소 누그러들었지만 미국 공관을 겨냥한 테러행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는 주리비아 미국영사관 피습이 알카에다 2인자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면서 무슬림에게 미 공관과 외교관에 대한 추가 공격을 촉구했다.

○ 美, 중동 18곳 군대 보내기로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14일 “이슬람권 17, 18개 지역에 군대를 배치하기로 했다”며 “시위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특히 수만 명의 시위대가 미대사관을 비롯해 독일 영국대사관을 공격한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 해병대 대테러팀 50명을 급파하기로 했다. 주미대사 등 4명이 숨진 리비아와 대사관이 공격받은 예멘에는 미 해병대 대테러팀 50명씩이 각각 배치된 상태다.

미 국무부는 ‘분노의 금요일’에 각각 3명의 사망자를 내며 폭력시위가 발생한 튀니지와 수단에서 필수인력을 제외한 모든 공관 직원을 15일 철수시켰다. 또 ‘여행경보’를 발령해 미국인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하지만 수단 정부는 “수단은 외국의 외교공관을 보호할 능력이 있다”고 밝히며 미국의 병력 파견을 거부했다. 예멘 의회도 “예멘 땅에 외국군을 주둔시킬 수 없다”며 미 해병대원의 철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내세웠던 이슬람권과의 관계 개선 정책이 한계를 보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14일 사망자 8명을 내며 세계 20여 개국으로 번졌던 반미 시위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최고 종교지도자들의 시위 중단 촉구 이후 일시적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추가 시위에 따른 피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 알카에다 “미 공관 추가 공격하라”

예멘에 본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는 15일 성명을 내고 “알카에다 2인자로 알려진 아부 하이야의 죽음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이 공격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슬람 모독 영화는 서방이 또 다른 ‘십자군전쟁’을 일으킨 것이라고 규정하며 “이슬람 국가에서 미국 외교관을 쫓아내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함마드 알마가리프 리비아 제헌의회 의장은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 영사관 피습은 계획적으로 이뤄졌다. 알카에다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연방수사국(FBI) 등 미 정보당국도 영사관 피습을 알카에다 핵심 지도부가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 조직의 소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슬람 모독 영화 ‘무지한 무슬림’의 제작자로 지목된 이집트 출신 콥트교도 미국인 나쿨라 바슬리 나쿨라는 15일 캘리포니아 주 세리토스 경찰서에서 심문을 받고 돌아갔다고 로스앤젤레스카운티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나쿨라를 체포하거나 구금하지는 않았다. 사기절도로 징역형을 마치고 올여름 출소한 나쿨라가 허위 신분을 쓸 수 없도록 한 보호관찰 조건을 위반했는지 등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패네타#이슬람권#시위#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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