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부호들, ‘여름용 어린 신부’ 사들여 성노예로…실태 충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6일 1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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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의 부유한 남성들이 이집트의 어린 소녀들을 '여름용 신부(summer brides)'로 사들여 성노예로 부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인신매매(Trafficking in Persons)'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페르시아 만 연안국 출신의 부호들은 이집트에서 몇 개월간의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18세 미만의 이집트 소녀들을 사서 신부로 맞이한다.

이렇게 팔려간 18세 미만의 어린 소녀들이 '임시 남편'의 성노예나 하녀로 지내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이 남성들이 굳이 결혼을 하는 이유는 이슬람 율법에서 혼전 성관계를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에서는 호텔 등 대부분의 숙박업소들이 같은 방을 쓰려는 남녀에게 결혼사실을 증명하도록 요구한다.

이 남성들은 이른바 '여름용 어린 신부'를 사기 위해 320~3200파운드(한화 약 57만~572만 원)까지 지불한다. 이 돈은 중개인을 통해 소녀의 가족에게 지참금 조로 전달된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생활이 끝까지 유지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남편이 고국으로 혼자 돌아가면서 결혼생활은 끝이 난다.

이집트 법률에 따르면, 남녀의 나이 차가 10년 이상일 경우에는 내국인만 이집트 소녀와 결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딸을 파는 부모와 '임시 결혼'의 중개인들은 이 법망을 교묘하게 피하고 있다. 출생증명서를 위조해 이집트 소녀의 나이를 더 많게 하거나, 상대 남성의 나이를 더 어리게 만드는 것이다.

지난 2009년,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 주(州)의 한 법원은 출생증명서 위조로 18세 미만의 이집트 소녀 수백 명을 '임시 결혼'의 희생양으로 만든 호적담당자 2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비정부기구(NGO) 아랍 여성 연맹(Alliance for Arab Women)의 의장을 맡고 있는 호다 바드란 박사는 "이 추악한 거래의 주 원인은 '가난'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먹고살기 힘든 부모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딸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

바드란 박사는 "상상해봐라. 가족이 딸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얼마나 살기 힘들었겠나. 팔려간 소녀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짧게 끝난다는 걸 모른다. 어린 소녀들은 가족의 말에 따른 것뿐이며, 남편이 자신의 가족을 도와줄 거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가난한 집의 딸일 경우, 이 '임시 결혼'은 가족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소녀들 중 일부가 '임시 남편'의 나라로 함께 간다. 하지만, 대부분 아내가 아닌 가정부로 살아간다.

이집트에 남겨진 피해 소녀들은 보수적인 이집트 사회로부터 배척을 당한다. 결혼 기간 중 임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수치심 때문에 아이를 낳아 고아원에 보내거나 유기한다.

보고서는 또한 피해 소녀들 중 상당수가 이집트 남성들의 표적이 돼 성매매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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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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