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교체 앞둔 美-中, 양보없는 경제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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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의 車관세 WTO 제소… 위안화 평가절상 재차 압박
中, 희토류 전략적 비축 돌입… 쿠바와 협력강화로 美 견제

대통령선거와 지도부 개편 등을 앞두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내부 정치적 의도까지 더해져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5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매긴 반덤핑 상계 관세가 불공정 무역행위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USTR는 이날 론 커크 USTR 대표의 성명을 통해 중국에 대한 자동차 부문의 WTO 제소 사실을 발표하면서 “불공정 관세를 없애기 위해 중국 측에 분쟁해결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커크 대표는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봉쇄하려고 국제 무역관행을 어기는 것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 자동차회사와 노동자들은 공정한 게임의 규칙에 입각해 경쟁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오하이오 주 톨레도에서 버스 유세를 하면서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블루칼라 근로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미국은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역의 중요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오하이오는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이자 민주, 공화 양당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미국산 대형자동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9만2000대에 대해 덤핑 및 정부보조금 혐의로 33억 달러의 반덤핑·상계 관세를 매겼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5일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위안화 관련) 조치가 있었지만 충분하지 않다. 위안화가 더 평가 절상돼야 한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5일 최초로 희토류 전략 비축 조치에 돌입했다. 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희토류는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민간에 재정자금을 투입해 희토류를 대신 매입한 뒤 비축하게 하는 것으로 환경 보호와 국제 가격 안정을 명분으로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은 중국의 생산 통제 및 수출 제한 조치가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시도라며 WTO에 제소했다.

중국은 또한 쿠바와 차관 제공 등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등 미국의 발밑을 파고들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6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 중인 라울 카스트로 쿠가 국가평의회 의장과 무역과 투자, 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쿠바는 이번 조치로 기존의 우군이었던 중국과의 관계를 한층 두텁게 했다. 또 중국은 쿠바와의 경제 협력을 통해 미국을 견제할 수 있음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미-중#경제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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