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합당 창당… 日정계 20년 쥐락펴락 ‘막후 실력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일 03시 00분


■ 오자와는 누구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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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 킹메이커, 정치 9단, 막후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대표(사진)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1969년 27세에 중의원 의원이 된 그는 47세이던 1989년 집권 자민당의 간사장이 된 후 황태자로 군림했다. 1993년 자민당을 뛰쳐나온 뒤 분당 합당 창당 등으로 정계개편을 주도하다 2009년에는 54년간의 자민당 집권을 끝내고 정권 교체의 일등공신이 됐다. 당시 그의 영향력 덕분에 처음으로 의원 배지를 달게 된 ‘오자와 칠드런’도 100명 이상 나왔다.

그가 20년 이상 일본 정계의 실력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전면에 나서지 않는 ‘야미쇼군(暗將軍·막후 실력자)’ 기질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치에서 총리가 되면 각종 문제에 책임을 지고 1년도 안 돼 물러나는 경우가 많지만 야미쇼군은 권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오자와 전 대표는 줄곧 ‘총리보다 더 영향력 있는 집권당의 최대 계파 보스’로 불렸다.

하지만 그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보스로 계파를 이끌려면 막대한 선거자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정치자금 의혹 사건이 떠나지 않았다. 올해 4월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자와 전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됐지만 ‘구시대 정치인’이란 오명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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