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에 ‘터키 복병’… 국제분쟁 불붙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전투기 피격 터키 “단호히 대응”… 나토에 회의 소집 공식 요구

시리아가 인근 지중해 상공을 비행하던 터키 전투기를 격추하면서 시리아 유혈사태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 반군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서는 등 시리아 내전이 국제 분쟁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정부군이 22일 서부 영해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낮고 빠르게 비행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격추했다. 격추 후 터키 전투기인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전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은 실종됐으며 양국이 조종사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흐메트 다부토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24일 “전투기가 시리아 국경에서 13해리 떨어진 국제공역 상공에서 아무런 경고도 받지 못하고 격추됐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회의 소집을 공식 요구했다. 이에 앞서 23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정확한 경위를 밝혀낸 뒤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사건은 가뜩이나 갈등을 빚어 왔던 양국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와 길이 909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는 과거 시리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시리아 정부군의 대규모 학살이 이어지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터키는 유혈사태를 피해 도망친 3만2000명 이상의 시리아 난민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으며 자유시리아군(FSA) 등 반군단체가 자국 영토에서 작전하는 것을 허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 사우디가 시리아 반군에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여는 달러나 유로로 지급될 예정이다. 한편 21일 시리아 공군 조종사가 전투기를 몰고 요르단으로 망명하는 등 시리아 정부군 내 이탈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정부군 10명이 탈영을 시도하다 총살당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또 가디언은 터키가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공급을 관리할 지휘센터를 이스탄불에 건립하는 것에 찬성했다고 전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시리아#터키전투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